한국여자골프 나고야 대첩, 일본에 무패 우승
12.04 17:19

한국여자프로골프가 일본에 압도적으로 이겼다. 한국은 4일 일본 나고야의 미요시 골프장에서 끝난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더 퀸즈 결승 싱글 매치 8경기에서 일본에 7승1무로 완승,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에는 한국과 일본, 유럽, 호주의 4개 투어 선수들이 나왔다.
한국 대표는 국내 투어 선수가 주축이었다. 주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았다. 또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진출을 선언한 대세 박성현(23.넵스)도 나오지 않았다. 해외파로는 일본 투어에서 뛰고 있는 신지애(28)만이 참가했다. 신지애는 세계랭킹 24위로 한국 선수 중 10번째 선수다. 반면 일본에서는 정예멤버가 출전했다.
여자골프에서 한국과 일본의 객관적인 실력 차는 크다.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한국은 40명, 일본은 10명이다. 한국은 세계랭킹 10위 이내에 5명이 있는데 일본은 최고 선수가 20위다. 이 선수는 한국에서 자란 노무라 하루(24)다. 사실상 일본 최고 선수는 세계랭킹 38위 류 리츠코다. 류 보다 랭킹이 높은 한국 선수는 17명이다.
한때 세계랭킹 1위를 했던 미야자토 아이(31) 이후 일본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거의 활약이 없다. 안방인 일본 투어도 한국 선수들이 주도권을 쥐었다. 올해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상금랭킹 1위(이보미), 2위(신지애), 4위(김하늘)를 차지했다. 10위 이내에 한국 선수는 전미정, 이지희, 안선주까지 6명이나 됐다.
지난해에도 상금 랭킹 5위 이내에 한국 선수가 4명(이보미, 신지애, 안선주, 이지희)이었다. 2010년 이후 7시즌 동안 일본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상금왕을 6번 차지할 정도로 한국 선수가 일본 투어의 주인공이 됐다. 일본 투어 최고 스타는 이보미다.
일본 선수들은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상금랭킹 3위를 한 일본의 에이스 류 리츠코는 대회 기간 중 “일본 투어에서는 일본 선수가 주인공의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류는 이 대회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팀에겐 상대가 되지 못했다. 캡틴 신지애는 베테랑 오야마 시호와의 대결에서 5홀 차로 완승을 거뒀다. 김민선(21·CJ)은 스즈키 아이에게 4홀 차로, 김해림(27·롯데)도 시코카와 메구미를 3홀 차로 이겼다.
일본의 에이스 류 리츠코에 끌려다니던 장수연(22·롯데)은 16번홀(파3)에서 트러블 샷을 파 세이브하면서 동점을 만들었고, 마지막 홀에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와 올해 이 대회에서 5전 전승을 거뒀던 류는 마지막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리면서 무너졌다.
한국은 우승을 확정지은 뒤에도 고진영(21·넵스)과 조정민(22·문영건설)·배선우(22·삼천리) 등이 잇따라 승리를 거뒀다. 일본은 마지막 주자 호리 코토네가 이승현(25·NH투자증권)과 비기면서 간신히 전패를 모면했다.
한국과 일본의 여자골프대항전을 모태로 한 이 대회는 지난해 새로 생겼다. 한·일전에서는 12년 동안 한국이 7승3패2무승부로 앞섰다. 3-4위 결정전에서는 유럽여자골프(LET)가 호주여자골프(ALPG)를 상대로 4승1무3패를 기록, 3위를 차지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