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 중 가장 뜨거운 '어린왕자' 송영한의 성장
10.27 10:57

‘어린왕자’ 송영한(25)은 올해 코리안 브라더스 중 가장 뜨거운 차세대 주자 중 한 명이다. 이제 빅매치의 다크호스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의 공식 홈페이지는 27일 중국 상하이 서산 인터내셔널 골프장에서 시작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HSBC 챔피언스의 다크호스로 송영한을 소개했다. 이 대회은 총상금 950만 달러(약 108억원)로 정상급 골퍼들만 초대 받는 ‘별들의 전쟁’이다. 이런 대회에서 송영한이 다크호스로 꼽힌 건 의미가 있다. 최근 성적이 좋고, 큰 대회에서 강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송영한은 지난 시즌 메이저급 마지막 대회에서 한국 선수 중 성적표가 가장 우수했다. 지난 6월 WGC 브리지스톤에서 공동 21위를 차지했고, 마지막 메이저인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56위에 올랐다. 또 송영한은 최근 1년6개월 간 한국과 미국, 일본, 아시아 무대의 51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번만 컷 탈락했다. 또 최근 19개 대회 연속 컷 통과 기록을 이어가는 등 안정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송영한은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개막전인 싱가포르 오픈에서 조던 스피스(미국)를 따돌리고 프로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당시 세계랭킹 1위 스피스를 꺾어 유명세를 탔다. 이후 자신감을 끌어 올린 송영한은 세계랭킹 100위 안으로 도약했고, WGC와 메이저 대회 출전권도 따냈다.
세계랭킹 93위 송영한은 지난 9일 JGTO 혼마 투어월드컵에서 시즌 2승 문턱까지 갔다가 연장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준우승으로 송영한은 WGC HSBC 챔피언스 출전권을 손에 넣었고 최근 7개 대회에 연속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최근 퍼트감이 좋아 기대감도 크다. 그는 올 시즌 JGTO에서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 1.71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또 송영한은 상금과 평균 타수 부문에서도 JGTO 4위를 달리고 있다.
송영한은 2013년 KPGA 코리안투어와 2015년 JGTO에서 각각 신인왕에 올랐다. 한국과 일본에서 신인왕을 석권한 건 장익제(2004년 한국, 2005년 일본) 이후 두 번째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프로 첫 승을 스피스를 꺾고 극적으로 달성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위상이 달라졌지만 송영한은 여전히 겸손하고 기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송영한은 “PGA 챔피언십에 갔을 때 뭔가 아쉬워서 깃발에 스피스와 스티브 스트리커 등 유명 선수들의 사인을 받아왔다. 스피스가 알아봐줘서 기뻤다”라고 뒷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송영한은 2승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혼마 투어월드컵에서 연장 끝에 아쉽게 2승 기회를 놓쳤던 송영한은 “1승을 하고 나서 시간이 많이 흘렀다. 최대한 빨리 당시의 우승 기분을 다시 느끼고 싶다”며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송영한은 이날 마커스 프레이저(호주), 미구엘 타부에나(필리핀)와 1라운드 경기를 마쳤고, 3오버파 공동 63위로 다소 부진했다. 전반 8번 홀까지 1언더파로 순항하다 9번 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흔들렸다. 후반 첫 홀인 10번 홀에서도 보기를 적은 그는 14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지만 보기 2개를 더 기록해 3오버파로 마쳤다.
한편 스웨덴의 리카르드 칼베리가 8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리키 파울러(미국)가 7언더파로 2위다. 안병훈과 김경태, 김시우는 2오버파 공동 57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