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파머의 마지막을 지킨 라이더컵 우승트로피
10.05 17:17

‘아니의 군대(Arnie's Army)’와 라이더컵 우승트로피가 마지막까지 ‘킹’ 아널드 파머의 곁을 지켰다.
4일(이상 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라트로브 세인트 빈센트칼리지에서 열린 파머의 추도식. 필 미켈슨(46)과 리키 파울러(28), 버바 왓슨(38)은 2016 라이더컵의 우승트로피를 들고 고인을 찾았다. 파머의 딸인 에이미 소더스의 간절한 요청으로 라이더컵 우승트로피는 영전에 놓였다.
미국과 유럽의 대항전인 라이더컵은 파머의 일부와도 같았다. 파머는 라이더컵에 7회 출전해 모두 미국의 우승을 주도했다. 2번은 캡틴으로 출전했다. 1963년 지휘봉을 잡고 경기도 하는 마지막 플레잉 캡틴으로 활약했다. 당시 3승1무라는 높은 승률로 미국의 우승에 앞장섰다.
파머는 ‘라이더컵 사나이’다. 통산 22승2무8패에 단일 대회와 싱글매치 역대 최다 승점 타이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967년 5전 전승으로 승점 5점을 챙겼고, 싱글매치 전적은 6승2무3패(7점)를 기록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통산 62승(메이저7승)을 챙긴 파머는 라이더컵에서도 빼어난 업적을 남겼다. 미국은 올해 라이더컵에서 유럽을 17-11로 완파한 뒤 “파머를 위한 우승”이라며 고인을 기리기도 했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이날 1만 명이 넘는 ‘아니의 군대’가 모였다. 파머의 개인전용공항에만 110대의 비행기가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찾은 ‘골프계 전설’ 잭 니클러스와 리 트레비노, 톰 왓슨(이상 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등 파머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니클러스는 “파머를 만난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누구도 당신과 같을 수 없다는 것을…편히 쉬게 친구"라며 눈물의 작별 인사를 했다.
파머는 고교 50주년 리유니언 연설에서 “고향은 단순히 당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의미하는 게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준다”고 말했다. 파머는 일생을 바친 이곳에서 그 자신 그대로 팬들의 가슴에 새겨졌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