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십 우승후보 매킬로이, 존슨 나란히 부진
07.29 07:27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더스틴 존슨(미국)이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나란히 부진했다. 매킬로이는 4오버파, 존슨은 7오버파로 컷 탈락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이번 대회는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가 넓어 장타자들이 우승 후보로 꼽혔다. 12개의 파4 홀 중 450야드가 넘는 홀이 7개나 되고, 그 중 3번 홀과 7번 홀은 500야드 이상이다. 649야드 파5 17번 홀에선 PGA투어의 장타자들도 2온을 시도하기가 부담스럽다. 대회 전 드라이브 샷이 뛰어난 로리 매킬로이와 더스틴 존슨에 시선이 쏠린 이유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매킬로이는 이날 버디는 하나도 못 잡고 보기만 4개를 범해 4오버파를 기록했다. 이날 평균 323야드의 장타를 뽐냈고 페어웨이 적중률도 64%로 준수했지만 퍼트가 속을 썩였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2개를 넘어갔다.
존슨은 더 심각했다. 3번 홀 티샷이 왼쪽 숲으로 빠져 더블 보기를 범했고, 5~7번 홀에선 3연속 보기가 나왔다. 9번 홀 버디로 분위기를 타나 싶었지만 11번 홀에선 샷 미스로 높지 않은 벙커 탈출에 실패했다. 결국 4온 2퍼트로 또 더블보기를 범했다. 마지막 홀에선 티샷이 물에 빠졌고 드롭 후 친 세 번째 샷은 나무에 맞고 떨어졌다. 또 보기가 나와 7오버파 77타로 경기를 마쳤다.
많은 선수들이 그린 스피드에 적응하지 못해 고전했다. 그린이 포아 애뉴아 잔디로 돼있는데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울퉁불퉁하고 페이스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퍼트를 잘하기로 유명한 스피스의 퍼트가 홀 절반도 못 가서 멈추기도 했다. 매킬로이는 경기를 마치고 “분명히 빨라 보이는 그린이었는데 치고 나면 짧았다. 적당하다고 생각한 퍼트는 가다가 멈췄다. 좀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날씨도 굉장히 덥고 습했다. 선수들은 땀으로 흥건해진 옷을 입고 18홀을 돌았다. 대회 측에서 잔디 관리를 위해 경기 중에 물을 뿌릴 정도였다. 선수들은 가만히 서서 땀을 닦으며 물 뿌리는 모습을 지켜봤다. 더운 날씨에 평정심을 잃은 선수도 더러 있었다. 조던 스피스는 티샷 실수를 한 뒤 드라이버를 바닥에 후려치기도 했다.
오히려 평균 드라이브 샷 273야드를 친 지미 워커(미국)가 5언더파 선두에 올랐다. 최경주도 2언더파 선두권이다. 전문가들의 예상이 빗나가면서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