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607위 빌리 헐리 3세,타이거 우즈 앞에서 우승컵
06.27 09:54

"아버지가 생각났어요."
27일(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 블루코스(파71)에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 최종 4라운드. 17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빌리 헐리 3세(미국)는 비로소 미소를 지어보였다.
헐리 3세는 지난 해 8월 경찰관 출신이었던 아버지를 총기 사고로 잃었다. 이후 시련의 나날이었다. 헐리 3세는 "골프장에서 경찰관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생각난다. 참 힘든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번 우승이 우리 가족을 위로해줄 것"이라고 했다.
1982년생인 헐리 3세는 2012년에야 PGA투어 무대를 밟았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2009년까지 해군 장교로 복무했기 때문이다. 헐리 3세는 2011년 PGA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에 데뷔했다. 정규 투어 5년 차가 됐지만 이번 대회 전까지 철저한 무명이었다. 103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공동 4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세계랭킹은 607위였다.
그러나 헐리 3세는 이번 대회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샷을 날렸다. 첫 날을 5언더파로 시작한 뒤 2라운드에서 6타를 줄여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섰다. 3라운드에서는 4타를 더 줄여 단독 선두에 올랐다.
헐리 3세는 최종일에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를 적어냈다. 최종 17언더파로 14언더파를 기록한 비제이 싱(피지)을 3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24만 2000달러(약 14억5000만원).
재미동포 존 허가 5언더파 공동 19위, 마이클 김은 3언더파 공동 29위에 올랐다. 안병훈은 최종 합계 1언더파를 적어내며 리키 파울러(미국) 등과 함께 공동 4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