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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 크리머와 '야디지북 실종' 논란 딛고 2위 출발

06.17 16:56

폴라 크리머가 2010년 US여자오픈에서 버바 왓슨의 야디지북을 참고해 캐디와 코스 공략을 상의하고 있다. [폴라 크리머 트위터]

버바 왓슨(미국)이 9년 만에 다시 돌아온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왓슨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인근의 오크몬트 골프장에서 열린 2016 US오픈 첫 날 2언더파로 2위에 자리했다. 14번 홀까지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묶은 왓슨은 선두 앤드류 랜드리(미국)에게 1타 뒤진 2위에 올랐다.

왓슨은 US오픈 개막을 앞두고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폴라 크리머(미국)에게 원망 섞인(?) 소리를 했다. 그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폴라가 2007년에 사용했던 내 야디지북을 돌려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의 캐디와 다시 코스를 연구하고 있다. 괜찮다”고 말했지만 왠지 모를 섭섭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들은 크리머는 발끈했다. 자신이 2010년 빌려서 사용했던 왓슨의 야디지북을 이미 돌려줬다는 것이다. 크리머는 자신이 2010년 캐디와 함께 왓슨의 야디지북을 보고 공략을 상의하는 사진과 함께 “이 야디지북을 말하는 것 같은데. 벌써 돌려줬어 왓슨. 행운을 빈다”라는 멘션을 트위터에 썼다.

왓슨과 크리머의 상반된 주장에 대한 팬들의 반응도 재미있다. 한 팬은 “남자들이 원래 물건을 찾는 것에 서툴다”라며 크리머의 손을 들어줬다. “끝까지 잘 찾아봐라”, “야디지북이 있어도 코스가 워낙 어려워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듯”이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2010년 오크몬트 골프장에서는 US여자오픈이 열렸다. 그래서 크리머는 친분이 있는 왓슨에게 야디지북을 빌렸다. 왓슨은 2007년 US오픈에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역대 US오픈 출전 대회 중 자신의 최고 성적이었다. 크리머는 왓슨의 야디지북을 활용해 2010년 US여자오픈에서 3언더파로 우승컵까지 거머쥐었다.

US오픈이 악명 높은 오크몬트 골프장으로 9년 만에 다시 돌아오면서 왓슨과 크리머의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왓슨이 이 대회에서 좋은 기억이 있고,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첫 날 상쾌한 출발을 알린 왓슨이 '야디지북 실종' 해프닝에도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할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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