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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에 수십억 쓴 억만장자 “마음에 드는 클럽 없어 직접 만들어”

06.16 15:05

파슨스는 66세이지만 귀걸이를 하고 문신을 한 멋쟁이다. 그는 성능 좋으면서도 섹시한 클럽을 원했다고 한다. [PXG 제공]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자선사업가 밥 파슨스(66)가 15일 하이 엔드 골프 클럽 PXG 한국 론칭 행사 참석을 위해 방한, JTBC골프와 인터뷰를 했다.

파슨스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매릴랜드 주 볼티모어의 슬럼가에서 자랐고 18세 때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그는 “전쟁에서 살아 돌아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으며 군사 우편이 오는 다음날까지 하루하루를 살아남는 게 목표였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그는 베트남에서 살아 돌아왔고 전역 후 볼티모어 대학을 졸업했다. 첫 직장은 회계사였는데 회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만들면서 IT쪽에 발을 들였다. 이 회사를 700억원에 팔았고 97년 인터넷 도매인 업체 고대디닷컴(GoDaddy.com)을 창업했다.

닷컴 거품기에 그의 회사는 고전했으나 역으로 거품이 터질 때 회사를 키웠다. 포브스는 그의 재산이 2조원대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돈만 번 것이 아니다. 그는 1000억 원 넘는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회 공헌에도 힘을 쓰고 있다.

파슨스는 오토바이 등 다양한 취미가 있지만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골프였다. 특히 용품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좋다는 클럽이 나오면 어김없이 사서 썼다. 매 라운드 다른 클럽으로 경기하기도 했다. 한 해에 용품 구입 비용으로 4억 원을 쓰기도 했다. 통틀어 수식억 원을 골프 클럽을 사는 데 썼을 것이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것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직접 골프 클럽을 만들기로 했다. 자신의 이름을 딴 PXG(Parsons Xtreme Golf)다.

파슨스는 “최고의 클럽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 엔지니어들에게 돈 생각하지 말고 최고 제품을 만들어라. 75년이 걸려도 좋다. 최고 제품이 나올 때까지 물건을 팔지 않겠다”고 지시했다.

그가 원하는 클럽은 섹시하면서도 성능이 뛰어난 것이었다. 모양은 헤드 뒷면이 날렵한 머슬백인데 성능은 관용성이 높은 캐비티백 클럽을 원했다. 하나의 클럽에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가지를 모으라는 지시였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파슨스는 평가했다. 지난해 물건을 내놨다. 매우 비싸다. 미국 시판가가 드라이버 하나에 100만원에 육박한다. 미국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비싼 가격이다.

너무 비싸다는 비난이 있다. 파슨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골프가 중요하고 물건이 좋다면 그만한 가치가 있고 돈을 낼 수 있는 사람도 충분히 있다”면서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줄어들고 있지만 페라리 같은 슈퍼카 시장은 더 커지고 있다. 골프에도 PXG같은 클럽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그래도 비싸다고 한다면 돈을 기부하는 것으로 생각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돈을 벌었는데 왜 또 새로운 도전을 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충분히 젊고 힘이 넘친다. 골크 클럽도 섹시해야 한다. 나는 자선기금을 내기 위해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고 웃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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