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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에서 선수로-슬럼프 겪고 성숙해진 이수민

04.25 11:28

스키 선수 출신 아버지 영향으로 스키를 타다 골프로 전향한 이수민. 국가대표 에이스를 거친 그는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진짜 선수가 돼 갔다. [골프파일]

유러피언투어 선전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한 이수민은 준비된 스타 플레이어다. 스키 선수 출신 아버지 이정렬씨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 스키를 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로 전향했다. 아버지 이씨는 "스키보다는 골프가 선수 생활을 하는 게 낫겠다 싶었다. 스키를 오랫동안 탔기 때문에 단단한 하체를 갖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수민은 김경태-노승열의 계보를 잇는 천재성을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2009~2010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고,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국가대표 주장이었던 2012년 허정구배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7승을 거뒀다. 주니어 시절 우승까지 합하면 20승이 넘는다.

이수민은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2013년 열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투어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당시 이수민이 3라운드에서 친 10언더파 62타는 KPGA투어 18홀 최소타 타이 기록이었다. 대형 스타에 목말랐던 KPGA는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프로 전향을 희망한 이수민에게 예외적으로 2년의 투어 시드를 주기까지 했다.

이수민은 2014년 혹독한 슬럼프를 겪었다.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시련을 겪었다. 하반기에 프로로 전향해 4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못냈다. 한 라운드에서 아웃오브바운스(OB)를 몇 번씩 낸 적도 많았다.

방황했던 이수민을 잡아준 것은 스키 선수 출신 아버지였다. 종목은 다르지만 운동을 했던 아버지의 조언은 이수민에게 크게 다가왔다. 슬럼프를 1년 만에 떨친 이수민은 지난 해 KPGA투어 군산CC오픈에서 프로 데뷔 뒤 첫 우승을 거뒀다. 한국오픈(1998·2001년 아마추어, 2012년 프로)의 김대섭에 이어 두 번째로 아마추어와 프로로 한 대회를 석권한 선수가 됐다.

이수민은 슬럼프를 거치면서 진짜 선수로 변해 갔다. 2013년 군산CC 오픈 우승 당시 하얀 피부에 양쪽 귀를 뚫고 한껏 멋을 낸 청년이었지만 슬럼프를 거치며 귀걸이를 다 빼버렸다. 지독한 체력 훈련과 연습으로 검게 그을린 피부가 됐다.

이수민은 지난 해 KPGA투어 신인왕에 올랐다. 상금왕과 대상, 최저타수상 수상도 유력했지만 간발의 차로 놓쳤다. 아쉬움은 이수민은 더 단련시키는 계기가 됐다. 지난 해 말 아시안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통과한 이수민은 아시안투어는 물론 아시안투어와 유러피언투어가 공동 주관한 대회에서 맹활약했다.

시즌 초반 아시안투어 2개 대회 연속 톱 10에 들었다. 지난 2월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는 2위를 했다. 내내 단독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3홀에서 2개의 더블보기를 범하면서 아쉬운 역전패가 나왔다. 그러나 이수민은 실패를 발판삼아 이번에도 일어섰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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