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도 정복 나선 송영한 "평균타수상이 목표"
04.14 09:04

2016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의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된다.
14일 일본 미에현 도켄 다도 골프장에서 열리는 도켄 홈메이트 컵이 일본 열도에서의 시즌 첫 대회다. 2016 시즌 JGTO는 아시안투어와 공동 주관으로 싱가포르와 미얀마에서 두 대회가 먼저 치러졌다. 이제 남은 24개 대회가 일본에서 열리게 된다. 올 시즌 JGTO는 26개 대회 총상금 34억9000만엔(약 370억원) 규모다.
지난해에 이어 코리안 브라더스의 맹활약이 이어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시즌 5승을 수확했던 김경태는 상금왕에 올랐고, 최우수 선수상(MVP)도 수상했다. ‘어린 왕자’ 송영한도 신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초 싱가포르 대회에서 조던 스피스(미국)를 따돌리고 프로 첫 승을 올리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2개 대회가 마무리된 현재 송영한은 상금랭킹 1위(2247만7761엔)다. 싱가포르 대회 우승으로 차세대 스타로 주목 받고 있다. 송영한은 “올해는 티타임부터 바뀔 것 같다”며 상쾌한 마음으로 출격을 벼르고 있다. 송영한은 새로운 목표를 잡았다.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6번를 기록했던 ‘준우승 징크스’를 털어내고 평균타수상을 받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평균타수상은 꾸준히 플레이했다는 증표”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첫 승을 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송영한은 타이틀과 인연이 많은 선수다. 그는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도 신인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평균타수상은 쉬운 목표는 아니다. 시즌 내내 꾸준히 쳐야 가능한데 60대 평균타수를 기록해야 타이틀에 근접할 수 있다. 송영한은 지난해 70.72타로 이 부문 7위에 올랐다.
올림픽 출전 꿈도 있다. 세계랭킹 123위 송영한은 한국 선수 올림픽 랭킹이 안병훈(26위)과 김경태(75위), 최경주(98위)에 이어 4위다. 상위 2명만 태극마크를 달고 리우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그는 “분명히 기회가 있다. 시즌 전체가 아니라 앞으로 2~3개월의 성적이 중요하다. 무조건 매 대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훈이 올림픽 출전을 사실상 확정했고, 남은 1장을 올림픽 티켓 경쟁은 ‘미국파’와 ‘일본파’가 경쟁하는 구도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JGTO보다 배점이 높기 때문에 김경태와 송영한은 톱10에 꾸준히 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승을 1, 2차례 더 해야만 리우행 티켓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송영한은 싱가포르 대회 관계자로부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초청될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다. 이 대회는 올림픽 랭킹이 결정되기 한 주 전에 열리는 대회라 올림픽을 바라보는 송영한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WGC 대회는 컷 탈락이 없고 최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라 랭킹 배점이 일반 대회보다 높다.
일본을 주무대로 삼을 예정인 송영한은 세계랭킹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 대회도 적극 출전할 계획이다. 아시안투어 시드가 있는 그는 “공동 주관 대회도 기회가 되면 출전할 것이다. 유럽 선수들과 경쟁은 경기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세계랭킹에 너무 연연해하지는 않겠다고 한다. 그는 “너무 신경을 쓰다 보면 제 플레이가 안 나올 수 있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일단 다승을 해내겠다”고 밝혔다.
송영한은 지난해 도켄 홈메이트 컵에서 성적이 안 좋았다. 1타 차로 컷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샷감이 괜찮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 대회 이후 중위권 성적을 거뒀는데 퍼트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또 시즌을 앞두고 이제 쉴 시간이 없기 때문에 재충전의 시간도 가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비롯해 일본 투어 3개 대회를 뛴 뒤 송영한은 매경오픈 출전을 위해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송영한은 도켄 홈메이트 컵 1라운드에서 4오버파 공동 96위권으로 부진했다. 선두는 6언더파를 친 시게나가 아토무로 송영한과 10타 차다. 한국 선수 중에는 박준원이 4언더파 공동 5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 상금왕 김경태는 3언더파 공동 12위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