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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윌렛, 어떻게 마스터스 제패했나

04.11 14:08

대니 윌렛의 최종 라운드 파3 홀 스코어는 2언더파로 3오버파의 조던 스피스와 5타 차가 났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니 윌렛이 잉글랜드 출신으로 두 번째 그린재킷의 주인공이 됐다.

마스터스를 세 차례(1989, 1990, 1996) 제패한 닉 팔도에 이어 20년 만이다. 팔도는 1996년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에서 67타를 치며 6타 차 열세를 뒤집고 그렉 노먼(호주)에게 대역전승을 거뒀다. 윌렛 역시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역사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윌렛은 스피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침착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로 오거스타를 정복했다. 특히 우승자가 결정되는 최종 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누구보다 차분했다. 덤비지 않고 전략대로 코스를 공략했다. 장타를 날리는 것도, 샷 정확도가 그다지 높은 것도 아니었지만 무엇보다 기복이 없었다.

윌렛은 출전 선수 중 보기를 가장 적게 적어냈다. 버디 수 13개로 22개의 스피스보다 9개나 적었지만 보기 8개로 큰 실수가 없었다. 반면 스피스는 보기 10개에 더블보기 3개, 쿼드러플 보기 1개로 오락가락했다.

그린 적중률도 66.7%로(48/72)로 높지 않았다. 89명 중 6위였다. 드라이브 샷 거리 278.12야드, 페어웨이 안착률 67.86%로 중간 정도였다. 그러나 ‘유리알 그린’을 누구보다 잘 읽고 요리했다.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1.58개로 4위였다. 3퍼트는 2라운드에서 한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의 까다로운 파3 홀의 성적도 가장 돋보였다. 윌렛은 파3 홀 16개에서 버디 5개를 낚았다. 대니 리(6개)에 이어 파3 홀 버디 부문 2위였다. 2위 스피스는 파3 홀 버디가 3개에 불과했다. 스피스는 파3 홀에서 보기 1개와 치명적인 쿼드러플 보기를 범하면서 파3홀에서 2오버파를 기록했다. 반면 윌렛은 보기 3개를 적어 파3 홀 전체 스코어가 2언더파였다. 윌렛은 마지막 날 파3 6번과 16번 홀에서 버디를 낚았다.

윌렛의 복덩어리 아들도 화제다. 윌렛의 아들은 현지시간으로 4월10일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가 출산 예정일이었다. 하지만 12일 일찍 태어난 덕분에 마스터스 출전이 가능했다. 그리고 12번 홀(파3)에서만 쿼드러플보기로 4타를 잃은 스피스의 붕괴로 행운의 우승을 차지했다. 윌렛은 “스코어가 잘못된 줄 알았다. 누군가 스피스의 스코어를 다시 7언더파로 돌려놓을 거라 생각했다”며 "지난 12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내와 운명에 대해서 얘기했고, 줄곧 기분이 좋았다. 어떤 말로 마스터스 우승의 기쁨을 표현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감격적인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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