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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합격시키려 1, 2위 떨어뜨려” 골프 명문고 특혜 학부모 주장

03.22 16:17

주니어 골프 대회.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유명 프로골퍼들을 배출한 골프 명문고에서 교내 특기생 선발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 학교 A학생의 학부모는 학년 대표였던 딸이 지난해 담배를 소지했다는 누명을 써 교내 특기생에서 자격이 박탈됐으며 남학생이 보는 앞에서 여 코치가 딸의 가슴을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JTBC골프에 제보했다. 이 학부모는 일부 인터넷 게시판에도 이 사실을 적었다.

이 학부모는 “교내 특기생 선발 과정에서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한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딸 등 1, 2등 학생을 뽑지 않고 3위부터 8등까지 뽑았다는 것이다. 이 학부모는 “원래 학년당 4명을 선발했는데 8등을 한 특정 학생을 뽑기 위해 선발인원을 갑자기 6명으로 늘렸다”고도 주장했다. 특기생에 선발되면 무료 라운드를 할 기회가 있고 대학진학에 유리하다.

특기자 선발에서 1, 2위를 제외한 명분은 두 학생이 받은 징계 때문이다. A선수의 학부모는 “1학기에 징계를 받아 특기자 자격이 박탈됐는데 2학기 선발전에서 이미 받은 징계를 다시 받은 중복 징계”라고 주장했다. A선수의 학부모는 “선발전 전날 학교에서 출전 가능 여부에 대한 회의를 했고 교장 승인 하에 참가자격이 된다는 전화까지 받았는데 황당하다”고 했다.

이 학교 학생 7명은 “감독과 코치가 특정 선수에게 선발전과 기숙사 생활 등에서 특혜를 줬다” 는 등의 진술서를 JTBC골프에 제출했다. 이중 선발전에서 1위를 하고도 자격 박탈로 탈락한 B선수는 “집합 때 특기생을 분명히 4명 뽑는다고 했고 그 중 징계자가 나오면 대기자로 채우지 않고 인원을 줄인다고 했는데 6명으로 늘어 이상했다. 선생님이 ‘A가 학교에 XX해서 너까지 피해 보게 생겼다'고 했고 선생님이 (억울한) 특기생 탈락에 대한 대가로 현금으로 라운드비를 대줬다”고 썼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1학기에는 징계를 한 적이 없다. 공식 선도위원회에서 해당 학생의 징계는 1학기가 아닌 2학기 특기생 자격 박탈로 결정했다. 또 선도위원회 직후 이 내용을 징계 학생의 학부모들을 모두 모아 놓고 전달했다. 2학기 선발전에 징계 학생을 참가시킨 것은 착오였고 잘못된 것을 인지한 선발전 첫날 경기 후 해당 학생에게 이 내용을 전달했다. 성적이 좋아도 특기생이 될 수 없다고 얘기했는데도 학생들이 ‘경험상 선발전에 계속 참가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학교측은 또 “특기생 정원이 4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것도 갑자기가 아니라 선발전 이전에 정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학교 측은 JTBC골프에 학교 선도위원회 징계 결과와 2학기 특기생 선발 인원을 6명으로 늘리기로 한 문서를 제출했다. 문서에 의하면 선도위원회는 1학기 말인 6월 5일 A학생의 2학기 특기생 자격박탈을 결정했다.


또 선발전(9월 2일)이 열리기 9일 전인 8월 24일 2학기 골프특기자 선발대회 기안을 통해 1, 2학년 학생 특기자를 6명씩 뽑는다고 결정했다.

A학생의 학부모는 그러나“1학기에 분명히 징계를 받았으며 선도위원회 징계 내용과 특기생 선발 인원 변경은 알지 못했다. 학교 측에서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부모측은 현재 여자 코치에 대해서 성추행 및 학생 인권 침해 혐의로 관할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무혐의 처리했다. 학부모 측은 여 코치가 아무도 없는 학생들의 기숙사 방에 들어가 속옷 등을 포함한 소지품을 뒤졌다는 내용으로 추가 고소했다.

이 학교 감독은 “교직자 양심상 특정 학생을 위해 다른 학생을 희생시키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여코치는 학교 졸업생으로 학생들과 잘 지내다가 사이가 나빠져 학교를 그만뒀으며 성추행 내용은 경찰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간제 코치로 있다 퇴직한 사람들이 불만을 품고 교내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 학생 중 일부만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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