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캐디 168명 '광고 수익 분배해 달라' 소송 기각
02.11 14:30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캐디들이 광고 수익의 일부를 보상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으나 기각됐다.
PGA 투어 캐디들은 지난해 2월 투어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캐디 빕(캐디가 입는 조끼)에 스폰서 로고 등이 부착돼 광고 효과를 내고 있지만 아무런 보상이 없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캐디 측 변호사들은 캐디 빕의 광고 효과가 연 5000만 달러(한화 약 598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소송 전면에는 케빈 나(미국)의 캐디 케니 암스와 '백상어' 그렉 노먼(호주)의 캐디였던 마이크 힉스 등이 나섰다.
당시 캐디들이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 내용은 다음과 같다.
'PGA 투어는 캐디 빕에 의한 광고 수익으로 연간 5000만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지만 캐디에게는 어떤 수익도 분배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보상을 원한다. 또 캐디들의 건강 보험, 퇴직 연금 제도 등의 처우 개선이 절실하다. 일례로 지난 2013년 PGA 투어 플레이오프 더 바클레이에서 천둥, 번개가 치는 와중에 경기를 지켜보던 캐디 가족들은 클럽하우스에 들어가지 못하고 실외에서 몸을 피하기도 했다.'
소송은 캐디 82명에 의해 시작됐으나 재판이 진행되면서 동참하는 캐디가 168명까지 늘었다.
캘리포니아 법원은 캐디 빕 착용에 대한 보상 건에서 캐디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 측은 '캐디 빕을 입는 것은 오랜 관행이고, 캐디 빕은 그들의 유니폼과 같다. 또 캐디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캐디 빕을 입는 것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소송을 기각했다. 하지만 '캐디들의 처우 개선은 필요하다'고 했다.
캐디 변호사 측은 이에 대해 "캐디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알아줘서 다행이다. 투어 측이 캐디들을 진심으로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송 당시 "이번 소송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겠다"던 PGA 투어 측은 "법원의 판결에 만족한다. 캐디들과 더 나은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원종배 기자
Won.Jong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