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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으로 시작, 준우승으로 끝난 장하나의 시즌

11.23 06:48

장하나가 23일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지만 1타가 부족해 연장전에 돌입하지 못했다. 사진 출처 : ⓒGettyImages (Copyright ⓒ멀티비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하나가 준우승으로 시작해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23일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장하나는 LPGA 투어 첫 승을 향해 3전4기에 나섰지만 이번에도 마무리가 아쉬웠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장하나는 버디 4개,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로 합계 16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자신보다 1타를 더 줄인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밀려 50만 달러의 우승 상금을 놓쳤다.

루키 장하나는 올 시즌 성공적으로 미국 무대에 연착륙했다. 준우승만 4번 했다. 우승컵만 있었다면 100점을 줄 수도 있는 시즌이었지만 마지막으로 '월척'을 낚을 수 있는 기회를 1타 차로 놓쳤다.

아쉬움이 남지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월요 예선까지 나섰던 것을 생각한다면 엄청난 수확을 올렸던 시즌이다. 신인 중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선수는 김세영, 김효주, 민지 리, 브룩 헨더슨 등 4명이었다. 장하나는 올 시즌 25개 대회 출전해 톱10 8번을 기록했다. 신인 중 김세영(11회)에 이어 김효주(9회)와 함께 톱10 횟수가 많았다.

파이팅이 좋고 세리머니가 큰 장하나는 LPGA 투어에서 보기 드문 스타일이라 눈길을 끌었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도 팬들을 흥분시키는 요소였다. 장하나는 1~2라운드에서 몰아치기를 보이며 리더보드 상위권에 자주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3~4라운드에서는 몰아치기가 잘 나오지 않았고, 더블보기 이상의 실수도 이따금 나왔다.

우승 경쟁이 치열한 LPGA 투어에서는 우승 주인공이 결정되는 마지막 날의 집중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승컵을 각 5차례 들어 올린 리디아 고와 박인비는 최종 라운드 스코어가 시즌 평균 타수보다 낮다. 하지만 장하나는 마지막 날 4타 이상을 줄이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 3언더파 69타가 최고 성적이었다. 두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던 마라톤 클래식에서 69타,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69타를 쳤다.

그 스코어가 딱 2%가 부족한 결과를 낳았다. 개막전 코츠 챔피언십에서 최나연에 1타 차 역전패를 당했고, 마라톤 클래식에서는 연장 끝에 최운정에게 우승컵을 헌납했다. 세 번째 준우승을 차지했던 포틀랜드 클래식에서는 챔피언 브룩 헨더슨과 9타 차이가 났다.

장하나는 시즌 중 드라이버를 3차례나 바꿨고,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까지 풀스윙으로 힘껏 드라이버를 쳤다면 올해는 80%의 힘으로 스윙을 하고 방향성에 신경을 썼다. 투어 챔피언십에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볼을 보내기 위해 드라이브 샷 임팩트 후 앞으로 걸어 나가는 동작을 취했다. 클럽 페이스가 열려서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환이었다.

그 결과 정확도도 상당히 좋아졌다. 장하나는 올 시즌 그린 적중률 10위(73.28%)를 기록했다. 80%의 힘으로 스윙을 하면서 평균 5야드 가량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줄어 255야드를 기록했지만 정확도 76.58%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년 시즌 미국 무대 첫 승을 위해서는 퍼트 보완이 필수다. 장하나는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30.12개로 66위에 올랐다. 장하나는 투어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도 31개의 퍼트수를 기록했다.

장하나는 올 시즌 우승컵이 없는 선수 중 스테이시 루이스(준우승 6회) 다음으로 준우승이 많았다. 준우승 비운을 떨쳐내고 도약하기 위해서는 마인드 컨트롤을 비롯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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