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5위 안병훈, 터키시 에어라인 매킬로이와 우승경쟁
11.01 00:21
‘빅벤’ 안병훈이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우승 기회를 잡았다.
안병훈은 31일 터키 안탈리아 몽고메리 멕스 로열골프장(파72)에서 열리는 유러피언 투어 터키시 에어라인오픈 3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쳤다. 버디 9개에 보기 2개를 엮은 안병훈은 중간합계 13언더파 공동 5위로 올라섰다. 16언더파 공동 선두 빅토르 드뷔숑(프랑스), 자코 반 질(남아공)과는 3타 차다. 1~3라운드에서 모두 5타씩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5언더파로 키라덱 아피반라트(태국)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에 첫 출전하는 안병훈은 마지막 날 챔피언 조 앞에서 출발해 역전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또 유럽을 대표하는 장타자 매킬로이와 동반 라운드를 펼칠 예정이라 둘의 ‘장타 대결’도 이목을 끌 전망이다.
공격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300야드의 장타를 앞세운 안병훈은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1, 2라운드를 통해 코스에도 익숙해졌기 때문에 퍼트도 공격적이었다. 안병훈은 우승할 때마다 나타났던 좋은 퍼트감으로 스코어를 줄여 나가는 모습이었다. 2라운드에서 31개까지 치솟았던 퍼트 수가 이날 26개까지 줄었다. 특히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1.46개에 불과했다. 버디 찬스가 오면 높은 집중력으로 성공시키는 횟수가 많았다는 뜻이다. 안병훈은 올 시즌 평균 퍼트 수 29.55개, 그린 적중 시 퍼트 수 1.76개보다 좋은 퍼트감을 보이며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2개 대회를 건너뛰며 플레이오프를 철저하게 대비했던 안병훈은 1번 홀부터 3연속 버디 행진을 벌이며 추격전을 시작했다. 전반을 3타 줄인 채 마친 안병훈은 후반에 더욱 매서운 퍼트감을 뽐냈다. 마지막 5개 홀에서 4개 버디를 솎아내며 상승세로 라운드를 마쳤다. 특히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마지막 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감은 줄곧 나쁘지 않았던 안병훈이기에 퍼트가 최종 라운드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3라운드처럼 공격적으로 플레이하고, 퍼트가 따라준다면 BMW PGA 챔피언십 때처럼 충분히 우승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하지만 레이스 투 두바이 2연패를 겨냥하고 있는 로리 매킬로이도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 파이널 시리즈에 처음으로 참가하고 있는 루키 안병훈이기에 경험 면에서는 뒤처진다. 부담감 없이 자신의 경기를 펼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자코 반 질을 제외하곤 안병훈보다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안병훈은 레이스 투 두바이 포인트 13위를 달리고 있다. 1차전에서 톱10 이내로 상쾌한 스타트를 끊는다면 파이널 시리즈 최종 4차전인 DP월드투어 챔피언십까지 더욱 욕심을 낼만한 위치에 오를 전망이다.
JTBC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1일 오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