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맹활약에 자극 이창우, 매일유업 1R -6 선두권
09.03 14:50

라이벌의 맹활약에 자극 받은 이창우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후반기를 치르고 있다.
2014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등 기대를 모았던 이창우는 지난 6월 군산CC오픈에서 큰 충격에 사로 잡혔다. 73-74타 3오버파로 시즌 첫 컷 탈락을 당했다. 게다가 라이벌 이수민이 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7월 나란히 프로 턴을 하는 등 출발점이 같았지만 이수민이 먼저 달려 나가자 이창우는 마음이 급해졌다.
이창우는 허인회처럼 샷감이 워낙 좋아 ‘게으른 천재’라고 불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도 너무 자신을 믿고 훈련을 소홀히 했던 탓도 있다. 그래서 이창우는 지난 2개월의 ‘여름 방학’ 동안 이를 갈았다. 휴식 대신 샷을 가다듬고, 체력 트레이닝에 힘을 쏟았다. 그는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훈련양은 평소대로 했다. 하지만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훈련양을 늘렸다”며 “일주일에 5번을 체력 트레이닝장에 가서 밸런스 운동과 헬스 등을 병행했다. 바디 밸런스가 확실히 좋아지면서 샷에 대한 자신감도 붙었다”고 털어놓았다.
군산CC오픈에서 티샷이 되지 않아 컷 탈락했던 이창우는 샷 훈련에 매진했다. 하루 6시간씩 훈련에 매달리며 샷감을 끌어 올렸다. 후반기 대비를 잘 했던 이창우는 자신감이 올라와 KPGA 선수권에서 우승 욕심도 냈다. 하지만 퍼터가 생각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3일 대전 유성 골프장에서 개막한 매일유업오픈을 앞두고는 퍼트 훈련에 집중했다. 그는 “퍼트 레슨을 받고 왔다. 지난해만 해도 퍼터 걱정을 전혀 안 했는데 퍼트의 중요성을 더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창우는 퍼트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버디 트레인’이라고 할 정도로 퍼트가 날카로웠지만 최근에는 친구 이수민에 장기인 퍼트마저 밀리고 있다.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서 이수민이 평균 퍼트 수에서 1.724개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이창우가 1.777개로 15위에 머물고 있다. 이창우도 퍼트가 좋은 편이지만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그는 “신경을 안 쓰려고 해도 그럴 수 없다. 언론에 계속 나오고 주위에서도 비교를 해서 수민이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수민이가 퍼트를 프로 돼서 잘 하는 것 같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를 갈고 나온 이창우는 매일유업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낚는 무결점 플레이를 펼쳤다. 첫 날 6언더파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퍼터를 가다듬은 그는 정교한 퍼트감을 뽐냈다. 15번 홀(파3)에서 6m 버디, 3번 홀(파4)에서는 8m 중거리 버디 퍼트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지난 주 KPGA 선수권에서 스스로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컸던 이창우는 우승 욕심을 내지 않고 제 페이스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승 욕심을 낸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 오늘처럼 편안하게 경기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오면 잡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도 친구가 이번에도 우승으로 한 발 먼저 앞서나가는 게 부러운 눈치다. 이창우는 “아마추어 때 수민이가 먼저 프로 대회 우승을 했는데 당시에는 정말 부러웠다. 아마추어 때는 부담이 없었지만 프로가 되니까 그런 게 아니다. 실력 뿐 아니라 운도 따라줘야 한다”며 “이번 대회는 러프가 길고 숲이 많기 때문에 티샷에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라이벌 이수민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를 쳤다.
JTBC골프가 대회 1~4라운드를 매일 낮 12시부터 생중계한다.
유성=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