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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황제 우즈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08.18 08:22

지난 주 열린 PGA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티샷을 한 뒤 볼이 우측으로 갔다는 사인을 보내고 있는 우즈. 그는 티샷 난조로 컷 탈락했다. [사진 골프파일]

추락한 골프 황제는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미국)가 B급 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윈덤 챔피언십은 2015년 시즌 마지막 정규 대회다.

이 대회는 톱 랭커들이 다 빠지는 B급 대회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 챔피언십 후 휴식을 취하거나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페덱스컵 첫 대회 바클레이스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세계랭킹 톱 10 중 출전자는 한명도 없다.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11위 아담 스콧(호주)이다.

우즈도 1996년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기로 했다. 프로 데뷔 후 B급 대회에는 거의 출전해오지 않았던 만큼 그의 출전 자체는 화제다. 미국의 야후스포츠는 “우즈가 정말로 윈덤 챔피언십에 나온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그의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의 말을 빌어 “우즈가 이번 주 대회를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도 실었다.

우즈의 출전은 다음 주 개막하는 페덱스컵 출전 자격을 획득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즈의 페덱스컵 랭킹은 187위. 페덱스컵 첫 경기인 바클레이스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랭킹 125위 안에 들어야 한다. 윈덤 챔피언십에서 단독 2위 이상의 성적을 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B급 대회라도 이번 대회에서 당장 좋은 성적을 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통해 본 우즈의 부진 원인은 티샷 난조가 가장 큰 문제다. 우즈는 메이저 3승을 포함 시즌 9승을 거둔 지난 2000년 PGA 투어에서 두 번째로 멀리 티샷(298야드)을 날렸다. 장타를 날리면서도 티샷의 정확도도 71.20%(54위)나 됐다.

그러나 2001년부터 비거리와 정확도가 계속 떨어졌다. 올 시즌에는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드라이브 샷 비거리 27위(299.7야드), 티샷 정확도는 185위(54.80%)로 곤두박질쳤다.

우즈는 지난 주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평균 290야드의 티샷을 날렸지만 티샷의 정확도가 50%밖에 되지 않아 고전했다. 2라운드까지 컷 통과 기준인 2오버파보다 2타 많은 4오버파를 치면서 메이저 3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을 당했다.

샷 난조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고질적인 허리, 무릎 부상은 물론 계속된 스윙 개조 등이 꼽힌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까지 6년 간 그의 코치였던 행크 해니가 지적했듯이 과도하게 근육을 키우는 데만 집착해 온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JTBC골프 임경빈 해설위원은 “파워풀한 스윙을 위해 어느 정도의 근육은 필요하지만 과도한 근육량은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헤드 스피드도 떨어질 수밖에 없고 비거리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물론 우즈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지난 주 PGA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뒤에도 “자신감을 점점 회복하고 있다. 올 시즌 치지 못했던 샷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윈덤 챔피언십은 21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노스 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의 시지필드골프장에서 열린다.

이지연기자 eas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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