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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 “디 오픈 준비 잘 되고 있다”

07.10 03:14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이 가장 높은(52위) 안병훈이 벙커에서 대형사고를 냈다. 10일 스코틀랜드 이스트 로시언에 있는 걸린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러피언 투어 스코티시 오픈 1라운드에서다. 3언더파로 순항 중이었는데 파 5인 16번 홀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졌다.

벙커가 깊지는 않았지만 공이 턱 근처에 바짝 붙어 있어서 쉽지 않았다. 안병훈은 “그래도 꺼낼 수 있을 것 같아 벙커샷을 했는데 턱 끝에 걸려서 다시 들어갔다”고 말했다. 두 번째도 그랬다. 갤러리들의 아쉬운 한숨 소리가 골프장에 울려 퍼졌다.

안병훈은 세 번 만에 벙커에서 빠져 나왔다. 그러나 다섯 번째 샷을 그린 사이드 벙커에 또 빠뜨렸다. 6온 2퍼트로 8타를 쳤다. 장타자인 안병훈이 버디나 이글을 잡아야 할 파 5홀이어서 더 아쉬웠다. 안병훈은 이 트리플 보기 탓에 이븐파 공동 76위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막판 트리플 보기는 매우 기분이 나쁘다. 안병훈은 그러나 담담했다. 그는 경기 후 “더 잘 했으면 좋았겠지만 오늘 샷이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븐파 정도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병훈은 승부욕이 강하다. 그런 그가 담담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대회가 다음 주를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봐서다. 다음주 메이저대회인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린다. 그 것도 골프 성지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다. 다음 주 디 오픈에서 벙커에서 3번만에 나온다면 매우 커다란 사고이지만 이번 주는 준비과정이다.

안병훈은 2010년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디 오픈 챔피언십에 나간 적이 있다. 2009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로 2010년 마스터스, US오픈에 이어 디 오픈까지 출전 자격을 얻었다. 그 해 올드 코스에서 디 오픈이 열려 성지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안병훈은 “당시 너무 어려서 잘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놀러 갔다 온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성적도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다르다. 안병훈은 필 미켈슨, 리키 파울러, 저스틴 로즈, 그레이엄 맥도웰 등 유명 선수가 대거 나온 이번 스코티시 오픈의 대회 카탈로그에 주요 선수로 소개될 정도로 거물이 됐다. 18명이 소개 됐는데 안병훈의 성이 알파벳으로 A이기 때문에 맨 앞에 나왔다.

안병훈은 “디 오픈을 준비하기 위해서 미국에서도 뛰어난 선수가 많이 나왔는데 나도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오늘 샷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그걸 감안하면 나쁜 스코어는 아니다. 또 벙커샷 등에서도 올드 코스를 대비한 샷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회장은 올드 코스와 상당히 비슷하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아주 어려운 코스는 아니고 매우 오래된 코스이기 때문에 그린의 잔 브레이크가 있어서 퍼트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비슷하다. 이 골프장은 그린이 작은데 올드 코스는 그린이 매우 큰 게 차이다. 먼 거리 퍼트 연습을 하고 바람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선두는 7언더파 63타를 친 덴마크의 토뵈른 올레센이다. 지미 워커 등이 5언더파 공동 2위이며 리키 파울러, 매트 쿠차, 그레이엄 맥도웰이 4언더파 공동 9위다. 양용은은 2언더파 공동 35위로 경기를 마쳤다.

JTBC 골프가 2라운드를 10일 오후 6시 30분에, 3라운드와 마지막 라운드는 밤 10시 30분부터 생중계한다.

이스트 로시안=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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