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러 '19억 6200만원 잭팟', 과대평가 논란 불식
05.11 09:35

리키 파울러가 ‘제 5의 메이저’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이어져온 3년의 우승 가뭄을 해소한 우승이다.
파울러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 PGA 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12언더파로 세르히오 가르시아, 케빈 키스너와 연장에 들어갔다. 이 대회는 지난해부터 16~18번 홀의 3개 홀 스코어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린다.
파울러와 키스너는 연장 3개 홀에서 1타를 줄였다. 가르시아는 모두 파를 기록하며 3차 연장전에서 떨어졌다. 이후 4차 연장전이 벌어진 17번 홀(파3)에서 승부가 갈렸다. 키스너의 티샷은 그린 마운드를 맞고 크게 튄 뒤 홀에서 약 6m 지점에 떨어졌다. 버디 퍼트를 시도했지만 조금 짧았다. 반면 파울러는 티샷을 1m 내로 갖다 붙인 뒤 퍼트를 성공시키며 기나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파울러는 최종 라운드 진입 전 5위권에 밖에 머물러 있어 우승 경쟁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파울러는 13, 15번 홀 징검다리 버디를 시작으로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이후 파5홀인 16번 홀에서 240야드를 남겨놓고 때린 두 번째 샷을 1m 내에 붙이며 이글을 낚았다. 마지막 2개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으며 연장전 막차를 탔다.
파울러는 마지막 4개 홀을 환상적인 피니시로 마무리했다. 버디-이글-버디-버디를 기록한 파울러는 마지막 4개 홀에서 11타 밖에 적지 않으며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1974년에 시작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피니시였다. 종전까지 4개 홀 최저타수는 7명이 기록한 12타였다.
또 파울러는 이날 17번 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는 진기명기를 펼치기도 했다. 정규 17번 홀과 연장전에서 두 차례의 17번 홀 플레이에서 파울러는 티샷을 모두 2.3m 내로 붙이는 매서운 샷감을 뽐냈다.
파울러는 이 대회를 앞두고 PGA 투어 선수들의 투표로 가장 과대평가된 선수로 뽑혔다. 이에 파울러는 “지난해 4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톱5 안에 들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 게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파울러는 제5의 메이저 대회 우승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고, 우승 상금 180만 달러(약 19억6200만원)의 잭팟까지 터뜨리는 겹경사를 누렸다.
한편 타이거 우즈는 3오버파 공동 69위에 자리했다. 그는 “올 시즌 시작할 무렵 약점이 뚜렷했는데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는 8언더파 공동 8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대회 내내 선두 경쟁을 벌였던 케빈 나는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9언더파 공동 6위에 올랐다. 배상문은 4언더파 공동 30위다.
서창우 기자 seo.ch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