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이빨 드러낸 매킬로이, '매치플레이 킹'
05.04 08:37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날카로움을 되찾았다. 상대는 매킬로이를 피냄새를 맡고 거침없이 공격하는 ‘상어’라고 표현했다.
매킬로이는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TPC(파71)에서 벌어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매치플레이 결승전에서 게리 우드랜드(미국)에 2홀 남겨두고 4홀 차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매킬로이는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승을 신고하며 세계랭킹 1위의 저력을 뽐냈다.
매킬로이는 2008년 타이거 우즈(미국) 이후 처음으로 시드 1번이 대회 우승트로피까지 거머쥐는 강력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2012년 준우승이 대회 최고 성적이었는데 매킬로이는 우드랜드를 가볍게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WGC 시리즈는 2승째고 매치플레이에서는 첫 승을 수확했다. PGA 통산 10승을 신고했고, 25살까지 10승을 챙긴 3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PGA 투어에서 25살까지 10승을 올린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12승)와 타이거 우즈(24승) 뿐이었다.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부진을 씻었다. 또 매치플레이의 묘미를 제대로 보여주며 팬들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16강전에서 20홀 승부 끝에 빌리 호셀을 물리치고 8강에 합류했다. 8강 폴 케이시와의 연장전이 일몰로 중단되면서 순연돼 매킬로이는 이날 3경기를 펼쳐야 했다. 결국 매킬로이는 22홀 끝에 케이시를 꺾고 4강에 합류했다.
4강 상대는 베테랑 짐 퓨릭. 매킬로이는 줄곧 끌려가다 16번부터 버디-버디-이글의 환상적인 마무리로 퓨릭에게 1홀 차 역전승으로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결승전에서 우드랜드를 상대로 줄곧 리드를 지켰던 그는 후반에 다소 흔들리며 2홀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13번 홀에서 우드랜드가 1m 버디 퍼트를 놓치자 재빨리 흐름을 가져왔다. 우드랜드는 “매킬로이는 피냄새를 맡고 오는 상어와 같이 다가왔고, 재빨리 이를 삼켜버렸다”라고 표현했다.
매킬로이는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며 올해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우승을 거둬 자랑스럽다. 견고한 골프를 했고,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예선 3경기를 비롯해 7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매킬로이는 우승 상금 157만 달러(약 16억원)를 챙겼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