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손 아들 코리안투어 개막전 공동 선두.
04.23 17:34

한국 프로골프 선수인 박효원(28)은 '박승철'이라고 쓰인 모자를 쓰고 다닌다. 그의 스폰서인 박승철 헤어스튜디오 원장이 박효원의 아버지다.
박효원이 23일 경기 포천의 대유 몽베르 골프장에서 개막한 2015년 코리안투어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첫 라운드에서 조민규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효원은 5언더파 67타를 기록, 3언더파의 2위 그룹에 2타 차 선두다.
박승철씨는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소아마비면서 하루 종일 서서 일해야 하는 미용일에 도전했다. 또 왼손잡이이면서도 오른손 가위를 써서 최고 자리에 올랐다. 미용업을 산업으로 만든 사람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에 입문한 박효원은 아버지만큼 입지전적인 인물은 아니다. 아직까지는 그렇다. 박효원은 2007년 1부 투어에 데뷔했으나 성적이 아주 좋지는 못했다. 군에 다녀온 후 성적이 나빠 다시 Q스쿨을 치르기도 했다. 그러나 2013년 상금 46위, 2014년 상금 29위로 좋아지고 있다.
박효원은 “개막전을 너무나 오래 기다린 것 같은 기분이다. 겨우내 매일 연습만 했는데 이제 내가 있어야 될 자리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가장 좋은 샷은 5번홀이었다. 12걸음 버디 퍼트가 들어갔다. 박효원은 “이후 자신감을 찾아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잡았다”고 말했다. 박효원은 “요즘 여자 투어가 남자에 비해 인기가 좋다. 당신 같은 미남이 잘 치면 상황이 달라지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남자 골프는 여자 골프에서 나올 수 없는 엄청난 샷들이 나오기 때문에 다시 인기를 찾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흥철, 이상희, 마르틴 김, 석준형, 모중경이 3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우승자 이동민은 2오버파 공동 48위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