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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지, 준우승 징크스 털어내고 통산 3승

03.30 10:15

리치 램지는 30일 끝난 트로피 핫산 2세 대회에서 로메인 왓텔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영광의 검'을 차지했다. [아가디르=김두용]


리치 램지(스코틀랜드)가 3년 1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램지는 30일(한국시간) 모로코 아가디르 로열 골프장에서 끝난 유러피언투어 트로피 핫산 2세 최종 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로 정상에 올랐다. 버디 7개, 보기 1개, 트리플보기 1개로 3타를 줄인 램지는 로메인 왓텔(프랑스)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지난해 3차례 준우승만을 차지했던 그는 2012년 2월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이후 3년 1개월 만에 유러피언투어 통산 3승째를 챙겼다. 우승을 하면 마스터스 출전 티켓을 획득할 수 있었던 조지 코츠에(남아공)는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데 그쳐 8언더파 공동 3위에 머물렀다.

공동선두로 출발한 램지는 3번 홀부터 4연속 버디를 낚으며 무섭게 치고 나갔다. 하지만 7번 홀에서 첫 보기를 했고, 파3 8번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며 미끄러졌다. 그린을 놓친 램지는 두 차례나 칩샷 미스를 했고, 4온 2퍼트로 한꺼번에 벌었던 타수를 까먹었다. 급격히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램지는 잘 버텼고, 12번 홀부터 다시 3연속 버디를 솎아내며 10언더파까지 올라섰다. 17번 홀에서 티샷 미스가 있었지만 공을 가까스로 찾았고, 레이업 이후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았다.

먼저 경기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었던 램지는 왓텔이 파4 18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리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 왓텔은 9번 홀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치고 올라가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코스가 어렵고 오후 들어 강한 바람이 불고 날씨까지 추워져 1, 2타 차에 우글우글 몰려 있던 우승 경쟁자들이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중 인내심이 가장 돋보였던 램지가 모로코의 왕자에게 칸자르라는 ‘영광의 검’을 받을 수 있었다.

램지는 "2006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과 프로 첫 우승이었던 남아공 오픈처럼 이번 대회 우승도 아주 특별하다. '왕의 정원'에서 우승은 앞으로 자식과 손자들에게까지도 영광의 순간으로 남을 것 같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8번 홀 상황에 대해 “칩샷 미스 2번과 2퍼트로 쉽게 6타를 적을 수 있는 홀이었다”라고 설명했다. 200야드의 파3 8번 홀은 솥뚜껑 그린에다 경사가 가팔라서 그린을 놓치면 칩샷을 하기가 쉽지 않다.

한국의 안병훈은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4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최종합계 2언더파를 기록한 안병훈은 공동 34위로 경기를 마쳤다. 유러피언투어에서 가장 까다로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에서 안병훈은 라운드마다 퍼트 수가 30개를 넘었음에도 한 번도 오버파를 치지 않고 선전했다. 나흘 내내 오버파를 적지 않은 선수는 우승자 램지와 안병훈을 포함해 10명에 불과했다.

아가디르=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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