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직접 공략 안병훈 '아깝다 두 번째 홀인원'
03.29 02:31
안병훈이 계속해서 날카로운 샷감을 이어갔다. 정교한 샷으로 홀인원까지 할 뻔했다.
안병훈은 28일(현지시간) 모로코 아가디르 로열 골프장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트로피 핫산 2세 3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4개를 묶어 1타를 줄였다. 중간합계 2언더파가 된 안병훈은 공동 30위로 올라섰다. 7언더파 리치 램지(스코틀랜드) 등 공동선두 3명과는 5타 차다.
안병훈은 이날 1타를 줄여 언더파를 친다는 1차 목표는 달성했다. 그린을 4번 밖에 놓치지 않았고, 이번 대회 중 가장 샷감이 좋은 라운드였다. 샷이 잘 맞아 홀인원 근처까지도 갔다. 171야드 파3 14번 홀에 앞서 안병훈의 캐디 딘 스미스(스코틀랜드)는 “첫 홀인원을 했을 때처럼 감이 오는데”라며 안병훈의 기분을 풀어줬다.
샷이 워낙 원하는 곳으로 잘 가고 있었기에 안병훈도 기대감을 가지고 8번 아이언으로 힘차게 휘둘렀다. 그린 뒤편 왼쪽 끝에 꽂힌 핀을 보고 바로 질렀다. 그린 앞쪽을 맞고 튄 공은 핀 방향으로 굴러가 홀컵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핀 바로 옆 50cm 지점에 아쉽게 멈췄다. 방향만 오른쪽으로 살짝 틀었어도 홀인원으로 연결되는 멋진 샷이었다. 가볍게 퍼트를 성공시킨 안병훈은 이번 대회 파3에서 처음으로 버디를 낚았다. 14번째 파3 만에 버디를 솎아냈다. 안병훈은 이번 대회 파3 홀에서 보기 6개를 기록하고 있다.
로열 골프장은 파3 홀이 어렵게 플레이되고 있다. 1개 홀을 제외하고 200야드 이상으로 길이가 길고 솥뚜껑 그린 같아서 조금만 짧거나 길면 그린을 벗어나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서 보기가 쉽게 나오고 있다. 특히 2번 홀과 8번 홀 파3에서는 3라운드까지 각 버디 7개와 버디 8개만 기록될 정도로 선수들이 공략에 애를 먹고 있다. 안병훈은 2번 홀에서 3일 연속 보기를 적었다.
그렇지만 안병훈은 평균 308.5야드에 달하는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로 파5 홀에서 스코어를 줄이고 있다. 10번 홀에서 3일 연속 버디를 낚았고, 이날 파5 17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언더파로 라운드를 마쳤다. 안병훈은 “3일 중 샷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잃을 게 없기 때문에 핀을 보고 바로 쐈다”며 “샷은 원하는 곳으로 잘 갔는데 퍼트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33개의 퍼트를 한 안병훈은 2~3m 버디 퍼트를 5개 정도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그는 14번 홀 상황에 대해서도 “아부다비에서 첫 홀인원을 했을 때 캐디가 홀인원을 예감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연습하면서 샷이 너무 똑바로 가자 왠지 홀인원이 나올 것 같다고 했다. 14번 홀을 앞두고도 캐디가 그런 얘기를 했다. 잘 맞았는데 방향이 조금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홀인원 부상으로 고급 승용차가 걸린 홀이었고, 안병훈이 첫 홀인원을 했던 홀에서는 부상이 없었다. 안병훈은 “거리감은 좋은데 퍼트 라이가 조금씩 맞지 않는 것 같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퍼트가 조금 더 잘 들어갈 수 있도록 퍼트 연습을 해야 겠다”라고 말했다.
JTBC 골프는 대회 최종 라운드를 29일 오후 10시부터 생중계한다.
아가디르=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